의정부신문 논설위워 이국진
실용학문의 중요성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최근 저서 <부의 미래>에서 빠르게 발전해가는 경제에 비해 다른 사회의 주요 제도들은 아주 느린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며 속도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제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달린다고 가정할 때 학교는 10마일 정도로 심각하게 느린 수준이어서 사회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와 뉴 미디어 발달로 인간의 한계는 무한대로 확장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획일화에서 다양화로, 닫힌 의식에서 열린 의식으로, 기능에서 기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진보되고 있는 이 시대에 학교는 여전히 산업시대에 공장에서 똑같은 모양으로 찍어낸 상품처럼 학생들을 획일화된 모습으로 대량생산하고 있어 유연성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 대학교 총장이었던 G. 히븐 박사는 교육이란 인생의 각종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입시 위주 일변도의 교육정책에서 벗어나 이제는 변화된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실용적 학문을 개설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하버드대학 연구발표에 의하면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의사소통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할 만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혹은 ‘인간 관계론’을 개설한다면 대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직장에서 조직력과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또는 미디어와 인터넷의 과잉영향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미디어교육’을 통해 바른 TV 시청과 건전한 소비 활동을, ‘인터넷교육’을 통해 가상세계의 페티쉬(주물숭배)적 속성에 빠지지 않고 현실세계에서 참자아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최근 대입시 선발 기준으로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논술은 초등학교부터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통해 논리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의 틀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논술로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초적인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응급상황시 취할 수 있는 간단한 ‘응급처치법’을 익힌다면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허버트 스펜서는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교육을 진단했다. 공감되는 말이다.
대학에 가서도 여전히 어머니가 수강신청해주고 학교활동에 대해서도 일일이 지시해주는 대로 따르는 캥거루자녀들이 늘어간다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참교육이란 어떤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