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고산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민들의 조기보상을 위해 무리한 사업개선요구안을 전격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LH공사가 조기보상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LH공사측에 2013년내 조기보상을 문서화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14일 오후 2시30분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과 LH공사 김동인 보금자리주택 본부장 및 고산지구 김양중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상황실에서 조기보상을 위한 조정협의체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고산지구가 지난 2008년 10월 9일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로 지정된 후 2009년 7월 29일 보금자리사업지구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사업추진이 지연됨에 따라 의정부시, LH공사, 주민들이 3자협의체를 구성해 고산지구 사업성을 개선하여 원활한 사업추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안병용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산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이 장기화될 경우 고산지구 주민들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은 물론 가정불화로 인한 가정파탄 등 예상치 못한 크나큰 문제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의정부시가 굳이 수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조기보상을 위해 LH공사와 주민들이 요구하는 10개 항목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만큼, LH공사도 2013년 내 보상실시를 문서화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 LH공사 김동인 보금자리주택 본부장이 고산지구 조기보상 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공사 김동인 본부장은 “의정부시가 요구안을 수용해 주어 감사하다”며 “내년 2월까지 사업변경승인신청서를 제출하여 주민들에게 조기에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고산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지난 2006년 국토해양부가 의정부시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산동, 민락동, 신곡동 일원 1,300,288㎡(393,337평)의 면적을 국민임대예정지구로 지정했으며, 2009년 지구지정변경 및 지구계획승인고시 절차를 거쳐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변경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고산지구가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보상계획을 믿고 대토를 시행한 지구 내 주민들이 오랜 기간동안 보상지연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경제적 파탄위기를 맞고 있다.
▲ 고산지구 비상대책위원회 김양중 위원장 및 주민대표들이 회의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이에 고산지구 주민들은 LH공사에 조기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시를 상대로 LH공사가 시에 요구한 광역교통개선대책 재검토 및 지구계획변경(안)마련 등 개선안 10개 항목을 수용해줄 것을 촉구하며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행정절차상 원래는 LH공사가 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의거 지구계획변경결정(안)을 국토해양부에 신청하면 지자체도 국토해양부에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으로, 의정부시도 LH공사가 구체적인 변경계획 및 대안을 제시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안 시장은 지난 11월 9일 고산지구 주민들이 현재 처한 고통을 감안해 LH공사가 요구한 10개 항목에 대해 전격적인 수용의사를 밝혀 이날의 자리가 마련됐다.
한편, 안병용 시장은 이날 회의석상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LH공사 측에 2013년 내 조기보상 및 ‘문서화’를 요구했으나, LH공사 김동인 본부장은 사업계획변경승인신청 및 사업성 분석, 경영심의회의 심의 등 내부적인 절차로 인해 보상기일을 확답할 수 없으나, 최선을 다해 조기보상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로 안 시장의 ‘문서화’ 요구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LH공사는 절박한 심정으로 보상을 기다리는 지구 내 주민들을 볼모로 의정부시로부터 그들의 요구안을 모두 취한 반면, 안병용 시장이나 주민들은 LH공사로부터 조기보상 기일에 대한 어떠한 확답도 듣지 못한 채 마무리되어 보상기일이 지정되길 희망했던 주민들을 실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