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는 오는 14일 고려말 조선초 최대의 왕실사찰이었던 양주 회암사지 일원에서 '제1회 양주 회암사지 왕실축제'를 개최한다.
약 1만여 평(33,000여㎡)에 달하는 광활한 회암사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태조 이성계의 힐링캠프'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회암사는 태조 이성계가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사찰로, 스승이었던 무학대사를 회암사 주지로 머무르게 한 것은 물론 거의 매년 들렀고, 자신이 직접 가지 못할 때에는 사신들을 보내 절을 살피게 했다.
특히, 왕위를 물려주고 난 뒤 회암사에서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한 '이성계의 또 다른 왕궁'이자 마음의 안식처인 '치유의 궁궐(Healing Palace)'이었다.
고려의 마지막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목은 이색(1328~1396)은 "아름답고 화려하고 장엄하기가 동방에서 최고다"라고 회암사를 예찬했다.
양주시는 깊어가는 가을 가족과 함께 역사의 현장에서 왕의 생활, 휴식, 활동 등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70여개의 체험‧전시부스, 먹거리부스, 특별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축제날 오전 9시 30분부터 대규모의 인원이 참여해 태조 이성계의 회암사 방문시 행차모습을 재현한 어가행렬이 덕정역에서 회암사지까지 이어지며 관람객들에게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어가행렬의 태조 이성계 역할은 탤런트 이원종씨가 담당하며 태조를 맞이하는 양주목사 역할에 이성호 양주시장, 무학대사 역할은 회암사 주지 혜성스님이 맡아 축제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또 축제 연계프로그램으로 연날리기, '왕가의 산책' 퍼포먼스와 전통무예시연, 역사골든벨, 서예작품 전시 등이 펼쳐지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왕실태교, 요가, 쉼체험 등 힐링체험 ▲궁중음식, 다도, 환복소 등 왕실 생활 체험 ▲활쏘기, 말타기 등 왕의 활동 체험 등이 마련됐다.
공연프로그램으로는 ▲양주무형문화재 합동공연(별산대놀이, 소놀이굿, 상여와회다지소리, 농악, 들노래) ▲경기도립국악단 공연(관현악, 해금, B-Boy 등) ▲의정부시립무용단 공연(전통창작무용극 '태조 이성계') ▲경기소리보존회 양주시지부 공연(검무, 화관무 등) ▲극단 민들레 전통연희극 ('임꺽정은 살어있다!'), ▲예원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한, 오는 16일까지 회암사지 일원에 축제의 감동을 더할 어가행렬 유등을 설치해 관람객들은 가을 여행의 즐거운 추억을 오랜 시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왕실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행사 당일인 14일 하루 동안 회암사지 박물관에서 양주역까지 운행하는 90번 노선 시내버스를 현재 4대, 20분~25분 간격에서 총 6대, 15분 ~ 20분 간격으로 증차 운행한다.
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인물, 건축, 유물 등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시간 속에 묻혀있던 회암사지가 몇 세기의 시간을 거쳐 다시금 역사의 전면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양주시를 찾은 방문객들이 태조 이성계가 마음의 안식처로 삼은 '치유의 궁궐(Healing Palace)'인 옛 회암사의 역사속 그날을 이번 축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경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힐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랜 시간 천보산 아래 잠들어 있던 양주 회암사지는 1964년 사적 제128호로 지정되고 1997년 발굴조사가 시작된 이래 2016년 장장 20여 년 동안의 종합정비사업을 마무리해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사찰이라기 보단 왕궁에 가까웠던 회암사는 남북으로 층층이 단이 있고 남쪽에 회랑을 두는 등 고려 시대 궁궐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남북 축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이 되도록 건물을 배치하되 가장 북쪽의 정청과 동방장, 서방장을 궁궐의 편전과 침전 형식을 적용했다.
또, 보광전을 포함한 주요 건물 앞에는 의식과 경연 공간인 월대가 조성되는 등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 같은 궁궐의 중심 건물의 양식을 보여주고 계단구조도 세부분으로 나누어 왕이 다니는 중간 부분인 어도(御道)만을 돌출시킨 전형적인 3도(三道 )형태를 나타내는 등 궁궐건축의 건물구조나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왕실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된 청기와와 용문 기와, 봉황문 기와, 용두, 토수, 잡상 등 기와류와 왕실 전용 자기를 생산하던 관요에서 제작된 도자기 등이 출토되는 등 당시 최대 사찰이었던 회암사지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궁궐과의 유사성과 함께 세계 최대의 온돌유적 등이 부각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