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약속 지킨 어머니
10여년 전 베푼 사랑의 의술이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돌아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96년 9월 사경을 헤매는 어린 아들(13·박군)을 안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던 한 40대 어머니(김모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수술비가 없어 아픈 아들과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이곳 저곳을 수소문하다가 어렵게 의정부시 가릉 역 앞에 위치한 성베드로병원(원장 윤강준·48)에서 어려운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병원을 찾아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윤 원장은 어린 아이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치료비는 사정이 나아지면 10년 뒤에 갚으라’는 말과 함께 수술을 해주셨고. 어린 아들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입원치료 후 박군은 건강을 되찾았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잊고 지낸 윤원장은 , 지난 2일 김씨(50)가 병원 업무과를 찾아 ‘10년전의 약속을 지키러 왔다’며 병원비 50만원을 지불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씨는 “건강을 회복한 아들이 잘 장성해 현재 23살에 건장한 청년이 됐다”며 “10여년 전 원장님이 웃으며 ‘벌어서 10년 뒤에 갚으시고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사십시오’라는 말에 그동안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다”는 말을 남겼다.
병원 직원들은 “오래전 TV에서나 볼 것 같은 일이 우리 병원에서도 생겼다”며 “직원 모두가 원장님의 그동안 보이지않는 선행에 깊이 감사드리고 함께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 원장의 숨은 선행이 병원을 찾는 환자들과 이웃 주민들에게 알려지며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윤 원장과 병원관계자들은 김씨가 주고 간 병원비 50만원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기 위해 19일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창기 경기일보대표이사) 북부사무소에 기탁해 다시한번 감동을 줬다.
윤 원장은 “이 돈은 병원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의 소중한 돈으로 다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결정해 사랑의 열매에 전달했다”며 “병원 전직원이 사랑의 열매 정회원 가입을 통해 지속적인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더욱 커진 의사로서의 책임감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노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