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자살은 없다.

  • 등록 2008.10.25 1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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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처음과 끝은 태어남과 죽음이다. 중간의 모든 것을 생략하면 누구나 똑 같은 처음과 끝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것, 해서는 안될 것, 순리가 아닌 역리하는 것이 있다면 ‘자살’이다.


  사람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것을 우리는 자살이라고 한다. 사람은 자생하는 존재가 아니다. 신으로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데, 태어나고 싶다고 태어나는 것이 아닌 관계로 죽음 역시 자연의 순응법칙에 의해 죽음을 맞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자살은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 번째, 자신의 억울함을 죽음(자살)을 통해 호소했고, 두 번째는 이런저런 이유로 극단의 책임과 궁지에 몰렸을 때 도피수단 으로서의 이 방법을 택했다. 세 번째로는 경제적 문제와 생활고로 인한 이유이다.


  첫 번째의 예로는 사회로부터 많은 공감과 동정을 얻는 공적인 예인데, 1905년 11월 을사조(늑)약에 분노한 민영환의 자결사건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유서를 통해서도 알았지만 국익을 위해 기꺼이 한목숨 던진 애국의 실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두 번째의 예로는 더 거슬러 올라가서 영조 37년(1761)에 영의정으로 봉직하던 이천보가 독약을 마시고 자살한 일이 있었다. 그 배경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사도세자와의 관련된 일이었는데 당시 왕위를 물려받을 왕세자, 사도세자의 군왕학 스승이 바로 영의정 이천보였다.


  문제는 군왕학을 통해 임금수업을 받던 이 사도세자가 한량기질이 아주 많았던 모양이다. 학문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주색에만 정신이 팔려있어, 이 버릇을 고쳐주고자 이천보 대감은 수도 없이 눈물로 충간을 호소하였으나 끝내 말을 듣지 않고 잡배들과 어울려 평양까지 가서 기생들과 호유를 한 ‘평양원유’ 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영조때는 노론·소론간의 극심한 당파대립이 있었던 시기인데, 서로간의 모략과 질시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끝내 상대파인 정순왕후의 직고로 이 사실을 알게 된 영조는 관련된 관원들을 모두 파직시켜 버렸고 영의정 이천보대감은 역시 왕세자의 스승으로서의 교육적 책임을 견디지 못해 음독자살을 해버린 것이다.


  세 번째의 예로는 돈과 직결된 경제적 이유이다. IMF경제위기의 여파가 채 지나가기도전에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속에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지금의 이 현실은 많은 서민들을 경제적 어려움과 고통으로 몰아넣어 또 다른 자살의 이유가 되었다.


  일반인을 비롯해 유명 인으로 번지는 연예인의 자살소식은 차라리 허탈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 걱정스런 일은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효과가 번지지 않았으면 하는 조바심이다.



  ‘베르테르 효과’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에서 나온 용어인데, 소설의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유부녀인 사실을 알고 자살을 하고 말았다는 내용인데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주인공을 따라 자살한 사회적 현상에서 나온 심리용어이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지금 처해있는 현실의 공포가 더 크고 엄습해 올 때 자살을 한다고 한다. 왜 유독 인간만이 자살을 할까? 이 의문에 대해서는 의학적, 철학적, 종교적 등의 여러 가지 추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사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이웃집과의 조그만 주차문제에도 기분이 상하고 대인관계에서 심한 인간적 모멸을 받은 경우에는 정말 극단적인 생각한번 안한 사람이 누가 있던가.


  얼마 전, 벌금 30만원을 내지 못해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자살을 한 장애인 노점상의 얘기는 지금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정말 이처럼 인간은 수 없이 얽히고설킨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것이 인간만의 삶인 것이다. 짐승들을 보라. 복잡함이 없는 그들은 자살이 없다.


  드물게 동물도 자살을 한다고도 하는 사례가 있지만 추정일 뿐 정확하지 않다. 먹히고 먹는 약육강식의 세계는 살려고 잡아먹고 또, 먹히면 먹혔지 ‘나 잡수’하는 일도 없다. 생존의 본능에 따라 사력을 다해 도망가고 몸부림치는 것이 생명생존의 숭고함을 일깨운다.



  그래서 우리도 좀 삶을 단순히 살아갈 필요가 있다.


  비근한 예로 폼 내기 위해 헉헉대며 50평 아파트, 대형차 보다 내처지에 맞는 것을 택하다 보면 너무 가뿐하지 않은가.


  사람은 창조한 신께 감사하고 나를 세상에 존재케 한 부모님의 은혜에 고마워하고 내가 길러야 할 자식들을 생각하면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이 좋아진다.


  인생의 마지막 끈을 놓기 전 나의 존재와 나로 더불어 사는 것들을 기억하자. 단순하게 생각하자. 때론 거꾸로 살아보기도 하자.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 지금 당장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인생은 살다보면 ‘새옹지마’인 것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성경책에 이런 말이 있다.


  ‘죽은 사자보다 산 개가 낫다.’


의정부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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