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의 한방치료

  • 등록 2009.10.09 1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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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박사/한방내과전문의
김재우한의원대표원장



 최근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적당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되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인데, 양약의 경우 효과는 뛰어나지만, 약마다 해당 세균이나 바이러스에만 대응하기 때문에 새롭게 발견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마다 치료약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에 반해 한약은 약재마다 광범위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가지 처방에도 많게는 십 수가지 약재가 들어가므로 약재들이 협력하여 다양한 질환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실험 결과 세균보다 미세한 바이러스에 대해 양약보다 효과가 뛰어난 한약처방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한약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말에 실험적 뒷받침이 되고 있습니다.
 감기나 독감은 모두 바이러스로 인해 걸리지만,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작고 미세하기 때문에 사기(邪氣)라는 한의학적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감기 걸렸을 때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치료 받은 후 생각보다 빠르게 나았던 경험이 한 두 번씩 있을 것입니다. 이는 침과 한약이 상황에 적절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세세하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질병의 진행단계도 여러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치료하는 침과 약물 역시 몇 가지 씩 되어 개인별 상황에 세밀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감기 초기에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면서 열감을 느끼고, 온 몸이 쑤신 듯이 아프며, 뒷 목이 당긴다든지, 눈을 뜰 수 없는 증상을 태양병(太陽病)이라고 하는데, 이는 외부에서 사기(邪氣)가 체표면에서 인체 정기와 싸우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체표에 사기가 있으므로 이 사기를 내보내는 방향으로 치료합니다. 치료 과정 중 사기가 외부로 쫓겨 나면서 열이 더 날 수 있지만, 사기가 모두 물러가면 이내 열은 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달리 감기가 진행되거나 초기부터 열이 심하게 나면서 목이 말라 물을 자주 찾게 되고, 땀을 많이 흘리며, 심하면 얼굴과 눈이 붉어지면서 소변도 진한 노란색이 되고, 대변까지 건조해져 변비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양명병(陽明病)이라고 합니다. 사기(邪氣)가 체내로 들어와 몸 속에서 정기(正氣)와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이 때는 사기를 외부로 몰아내기 보다는 열을 강하게 내리는 약재를 쓰면서 대ㆍ소변으로 열을 내보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학질에 걸렸을 때도 이런 양상을 보이지만, 일반감기에 걸렸을 때도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정시간 간격으로 반복될 수도 있고, 불규칙하게 반복될 수도 있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소양병(少陽病)이라 합니다. 입에 쓴 맛이 나고, 목은 마른데 물은 많이 마시지 못하며, 어지러운 느낌이 들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옆구리 부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때는 사기(邪氣)가 체표ㆍ체내 사이에서 들락날락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섣불리 체표 밖으로 내보내지도 못하고 마냥 열을 내리지도 못하게 됩니다. 이 때 한의사는  그 위치에서 그대로 풀어지도록 치료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시나브로 감기기운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밖에도 한의학에서는 감기라는 병의 다양한 증상에 따른 분류와 개개인의 체질에 대한  편차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또는 체질별로 적절한 대응을 하면 탁월한 효과를 보게 됩니다. 그동안 일교차가 커지다 이번 주부터 부쩍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는데, 기력이 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감기에 주의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한방치료로 감기를 다스리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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