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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기요금 누진제는 꼭 개선돼야 한다

최호열 /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 포천신문사 명예회장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지면서 가마솥 같은 폭염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서민들은 가정에서 마음 놓고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가동하는 것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당장 다음달에 납부해야 하는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폭탄은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단가가 올라가는 제도인 전기요금 누진제가 주범이다.

우리나라가 전기요금 누진제를 도입한 것은 1974년이다. 1973년 석유파동의 여파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전기를 아껴 써야한다는 에너지절약정책을 실시하면서 부터 시작됐지만, 정작 이런 잣대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기업이 먼저 탄탄해야 나라가 부강해진다는 경제개발 정책을 이유로 가정용 전기에는 6단계 누진제를 적용하면서도 제조업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는 오히려 저렴한 요금을 적용해 공급했다. 이 같은 전기요금제도는 해마다 경제를 살리자라는 명분으로 무려 42년 동안 변하지 않고 적용돼 왔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요금의 종별은 주택용, 일반용, 교육용, 산업용, 농사용, 가로등용 등 6가지 용도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주택용 전기는 ‘6단계 누진요금제를 실시하는데 그를 살펴보면 1구간은 사용량 100kW 이하’, 2구간 ‘101~200kW’, 3구간 ‘201~300kW’, 4구간 ‘301~400kW’, 5구간 ‘401~500kW’, 마지막으로 6구간이 ‘501kW 이상으로 각각 등급을 정해 차등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가정과 공장의 전기요금 불평등 문제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금이야 각 가정마다 TV, 선풍기,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 등이 기본적으로 구비돼 있지만 당시에는 가정에 가전제품이 전무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2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가정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방마다 전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TV와 컴퓨터가 방마다 비치되어 있으며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등등 가전제품이 기본적으로 모두 갖춰져 있다. 때문에 당시 도입한 제도는 방안의 불을 밝히는 용도로만 전기를 사용하던 1970년대에 생긴 전기요금 누진제도이며 이를 지금까지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한 제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전기요금 제도를 살펴보면, 먼저 미국은 2구간 전기요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기 수요가 많은 여름철의 최저·최고간 단계 차이는 평균 1.1배이다. 또한 3구간 누진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여름철 최저·최고 단계의 전기요금 차이는 1.4, 5구간 누진제를 적용하는 대만의 여름철 최저·최고 단계의 요금차이는 2.4배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1구간의 요금은 60.7원이지만, 6구간에 들어서면 709.5원으로 최저·최고단계의 요금차이는 무려 11.7배나 된다. 수십년만에 찾아온 폭염경보의 무더위 속에서 전기요금을 납부할 돈이 없어 에어컨을 못 튼다라는 말이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최근 전기요금 누진제로 뿔난 국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정부와 여당은 지난 811일 국회에서 폭염관련 긴급당정협의회를 갖고 올 7·8·9월 석달간 가정용 전기료 부담을 대폭 경감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 뒤 브리핑을 통해, “지난 7월부터 오는 9월까지 석 달간 6단계로 나눠진 전기요금 부과 구간을 일제히 50kW씩 추가해 그만큼 요금을 할인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1단계는 1~100kW사용 구간을 150kW까지 넓히고 2구간은 151~251kW로 넓히는 등 전체적으로 모든 구간에 50kW씩 그 전 구간의 요금을 부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렇게 할 경우 모두 22백만 가구가 50Kw씩 골고루 혜택을 보게 되고, 혜택 폭은 7~8월 요금의 경우 19.4%, 9월 요금의 경우 20%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요금이 부과된 7월분의 경우 9월 요금 청구시 소급해서 할인적용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구간별 누진제 한도만 늘어났을 뿐 구간마다 요금의 대폭 할인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 이런 눈가리고 아웅식의 선심성 조치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

국민들은 무조건 전기료를 할인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바가지성 요금이 아닌 그저 자신들이 사용한 만큼의 합리적인 전기요금을 내고 싶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진율을 낮게 적용하거나 누진 단계를 3단계 정도로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또 누진제를 가정용전기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기타종별의 전기 사용자들에게도 적용해야 하며, 특히 전체 전기사용량의 55%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사용자에게도 그에 합당하게 누진제를 적용시켜야 형평성에 맞는 것이다.

전기는 전국민이 다함께 사용하는 공동 기본에너지이다. 하지만 불평등한 누진제로 저소득층 즉, 서민들은 과도한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폭염속에서도 마음 놓고 냉방장치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이 불만을 표출하면 잠시 달래기만 하려는 정부의 이런 미봉책은 42년전에 제도화 해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는 불합리한 전기요금 누진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내년 여름에도 우는 아이에게 사탕주고 달래는 듯한 한시적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면, 박근혜정부는 보다 근본적이고 과학적인 대책을 수립해 다시는 국민들이 폭탄 전기요금 누진제때문에 무더위를 참아가며 고통스러운 여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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