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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朝鮮인가, Heaven-大韓民國인가

경기북부보훈지청 선양담당 오제호

지난 815일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경사인 광복을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는 광복절이었다. 그런데 광복의 감격과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광복절 경축사에는 그렇지 않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매년 반복되는 북한 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 땅 한반도를 공식적으로 부르는 명칭이자, 오천만 국민의 분신이며, 어렵게 되찾은 자유과 민주주의의 표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일각의 모독 풍조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에 아래에서는 이러한 풍조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Hell-조선'이라는 말에 대해 논해 보겠다.

Hell-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Hell’1392~1910년 간 한반도에 존속했던 국가인 조선의 합성어로, 본래는 온라인에서 일본의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려고 조선왕조를 자의적으로 폄하해 지칭한 데서 유래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사회문제 때문에 생활이 어렵고 삶을 유지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일부의 인식에서 1세기 전의 왕조를 지칭했던 Hell-조선은 현대 대한민국을 지칭하는 용어로 전이·확장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비록 대한민국에 이 용어가 말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원에는 식민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Hell-조선은 어떤 방향으로든 대한민국을 지칭어로는 적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Hell-조선이라는 말처럼 대한민국은 정말 못 견딜 만큼 괴롭고 참담한 형편을 가진, 즉 지옥과도 같은 곳일까? Hell-조선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자살률, 실업률, 빈부격차 등 얼마간의 증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OECD 하위권의 후진국으로 본다.

OECD가 세계 상위 15%(235개국 중 35개국)의 선진국 모임이라는 사실을 제하더라도, 정보화·치안·교육수준 등 헬조선 논의와 배치되는 수많은 사실이 의도적으로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헬조선 논의가 내용적 측면에서도 절대적 타당성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Hell-조선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까? Hell-조선 논의에 의하면 건설적 비판을 통해 부족한 점의 개선을 꾀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Hell-조선이라는 용어 자체가 적절한 수위의 비판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Hell-조선 논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자유가 박탈된 노예사회요, 미래가 없는 죽은 사회이자,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형편없는 국가로, 어떠한 노력도 소용없으니 탈한국만이 답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원색적·극단적 자국비하와 현실도피 지향의 논의에서 건설적 대안을 통한 결점 개선이라는 비판의 순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Hell-조선은 대한민국에 대한 경멸·조롱·혐오, 혹은 더 나아가 증오를 내포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취업난, 노인문제, 주거난 등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일부이지 대한민국 자체가 아니다. Hell-조선 논의는 국가를 구성하는 일부 요소와 대한민국 전체를 동일시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오천만 국민의 생명·행복·자유를 책임지는 대한민국이 없다면 오히려 이 상태가 지옥에 가까울 것이다.

이렇듯 Hell-조선은 그 어원·내용·기능·논리적 측면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결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Hell-조선에서 말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많고 이를 위해서는 건설적 비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Hell-조선은 건설적 비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스스로 업신여겨 국위를 실추시키고 자조·회피적 관점으로 개선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자기 비하로서, 이른바 자부작족(自斧斫足; 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다)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일제 강점과 6·25의 전화(戰禍)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은 객관적으로 충분한 자긍과 사랑의 대상이 될 만하다.

그럼에도 Hell-조선과 같이 지나친 대한민국 비하 발언은 이 나라의 창업과 수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모욕이요,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를 옥죄는 족쇄이자, 이 땅에서 살아갈 후대에 대한 낙인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Hell-조선과 같은 무책임한 자기비하 대신,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건설적·생산적 비판과 개선을 통해 ‘Heaven-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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