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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68년과 함께한 현충일을 회고하다

경기북부보훈지청 선양담당 오제호

오는 66일은 현충일이다. 1948년 정부수립 이래 68년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올해로 61회를 맞이하는 현충일은 사실상 대한민국 현대사와 궤를 함께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국초부터 대내외적 위기가 지속되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과 위훈(偉勳) 및 충성을 드러내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의전작용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렇게 비롯된 현충일은 대한민국과 60여 년을 함께해 오면서 국난극복 과정에 따른 상처를 치유하고, 흐트러진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아, 대한민국을 길이 보전토록 하는 무형의 힘을 창출해왔다.

이에 대한민국 현대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현충일이 대한민국과 함께 걸어온 길을 회고해 보고자 한다.

이렇듯 현충일은 시련의 현대사에 의해 자연스레 형성되었는데, 현충일이 66일인 사실부터 대한민국 현대사와 관련된다. 24절기 중 하나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이어져 온 망종이 음력 66일이기 때문에 현충일이 66일로 지정되었다는 설도 있다.

한편으론 6·25전쟁이 발발한 달인 6월을 강조하기 위해 6이 두 번 사용되는 66일을 현충일로 지정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두 설을 종합하면 현충일은 한민족의 전통과 시련의 현대사가 종합되어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현충일은 61년 전에 제정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현충일의 전사(前史)라 할 만한 의전이 존재했다. 정부수립 이전의 여순사건을 비롯해 육탄십용사로 유명한 송악산 전투 등 6·25 이전에도 전쟁 혹은 그에 준하는 상황이 빈발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수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이에 1948121일 제1차 전몰장병 합동 위령제가 실시된 이래 순국장병 합동 위령제, 육해공군 합동 위령제 등 현충일의 전사(前史)라 할 만한 의전행사가 국초부터 군 주관으로 행해졌다.

이러한 군 내부의 추모 의전은 137천여 명의 전몰자가 발생한 6·25전쟁으로 국가적 행사로 확대될 필요가 제기됨에 따라, 1956419일 현충(기념)일로 공식화되어 반공을 요체로 하는 호국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현충일은 제정 10년 만인 1965년 의미 있는 변화를 겪었다. 전몰장병만이 추도의 대상으로 언급되었던 1964년까지의 현충일 추도사와는 달리 이듬해의 추도사에는 순국선열이 추도대상으로 포함된 것이다.

이는 독립유공자 정부포상 실시, 독립유공자의 국군묘지 안장, 국군묘지의 국립묘지로의 명칭변경 등의 변화와 맥락을 함께한다. 즉 현충일의 이러한 변화에는 광복 이래 20년 간 유예되었던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정립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려는 대한민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렇듯 독립과 호국의 가치를 아우른 대한민국은 대외적 위협을 극복하고 국위를 선양해 나갈 수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지속된 독재에 의한 위기상황이 여전했다.

이러한 내부적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민주화 운동은, 외침에 대한 호국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형태의 국가수호 활동으로 인정되어, 지난 2002년 국가보훈의 영역에 포괄되었다. 국가보훈처는 이러한 변화를 현충일에도 반영하기 위해 최근 정책브리핑 등에서 현충일을 대한민국의 독립·호국·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날로 홍보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대한민국의 68년 현대사는 일제로부터 국권을 회복한 독립운동, 대한민국을 외침으로부터 보호한 호국활동, 그리고 내적 위기로부터 헌법가치를 지켜낸 민주화운동으로 점철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독립·호국·민주화의 순간마다 현충일은 그 가치를 기념하고 널리 알리는 고도의 국가상징정책의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즉 자칫 대립하는 가치로 인식될 수 있는 독립·호국·민주화는 현충일을 통해 대한민국의 탄생과 보전을 위한 일련의 국가적 노력이자 미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한 정신적 자산으로 통합·승화되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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