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의료원이 창립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 폐암 환자가 전한 감사의 마음이 병원 안팎에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수개월에 걸친 힘겨운 치료 과정 속에서도 의료진과 병원을 향한 진심을 행동으로 전한 이 환자의 이야기는, '인간사랑·생명존중'이라는 설립 이념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3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폐암 환자는 최근 병원 정문에 세워진 설립자 고(故) 범석 박영하 박사 동상 앞에 직접 준비한 꽃바구니를 헌화하고,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서신을 전달했다.
이 환자는 지난해 8월 의정부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이후,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위해 수개월째 춘천과 의정부를 오가는 쉽지 않은 일정을 이어오고 있다.
수차례 반복된 긴 이동과 치료 과정 속에서도 그는 병원을 찾을 때마다 한 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병원 앞에 세워진 설립자 동상이었다.
겨울 내내 동상 옆에 놓인 오래된 화환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그는, 결국 직접 꽃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손수 꽃바구니를 제작해 아크릴 케이스에 담은 뒤 동상 앞에 정성스럽게 헌화한 그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서신도 함께 남겼다.
특히 화환과 서신에는 을지대의료원 창립 70주년 엠블럼과 슬로건인 '덕분에 70년, 함께 100년'을 함께 담아, 그의 마음을 더욱 깊이 전했다.
환자는 서신을 통해 "을지대학교의료원의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설립자의 뜻인 '인간사랑, 생명존중'을 이어 환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는 짧지만 깊은 인사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사연은 병원 교직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창립 70주년을 맞는 시점에 전해진 환자의 진심 어린 행동은 의료진들에게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의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교직원들은 "환자의 응원은 어떤 말보다 큰 힘이 된다"며 "설립 이념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역시 환자에게 직접 답신을 보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회장은 "치료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서도 병원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 뜻이 교직원 모두에게 깊은 울림으로 전해졌다"며 "설립자의 정신이 환자의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의료인의 사명과 자부심을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내주신 마음을 모든 환자를 더욱 정성껏 돌보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환자와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는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 현장은 때로 냉정하고 치열한 공간이지만, 이처럼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를 향해 건네는 진심은 그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번 사연은 병원이 단순한 치료의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지탱하는 '생명의 공동체'로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한편, 창립 70주년을 맞은 을지대학교의료원은 '인간사랑, 생명존중'이라는 설립 이념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 의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1월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기념음악회, 의학심포지엄, 국제간호학술대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지난 7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