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 경남지사를 연임한 이후 국무총리로 지명됐으나 아쉽게도 자진사퇴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을 딛고 지난해 4월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셨고 지난 4·11총선에서도 이겨 재선의원이 되셨습니다. 이제 김해와 경남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소감과 대선 출마의 변 부탁드립니다.
그 때를 돌이켜 보면 제가 참 많이 어리석고 부족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39년 만에 40대 국무총리다 그러니까 맘속에 욕심도 생겼고요, 뭔가 완벽해야 된다는 압박감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아픔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민심을 바다에 비유하지 않습니까? 그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 됐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국민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한민국 정치가 썩었다는 진단에 따른 것입니다. 정치가 제일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은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80% 가까이가 대한민국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민들이 아파하고 있고, 분노하고 있고, 또 절망하고 있는데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국민의 아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깊이 보면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생불안과 사회양극화는 낡은 정치가 더 부추기고 더 키워왔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청산하지 않으면 새로운 미래로 가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정치다. 이 바보야!"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Q. 지난번 출마선언 때 연단에서 부모님을 소개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촌놈이 서울까지 와서, 안중근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 여러분을 부모님처럼 모시겠다는 다짐을 한 겁니다. 출마선언 이후 많은 분들이 그 장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하시더군요.
Q. 새누리당 후보로 5명이 등록하셨는데요,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금은 누가 봐도 박근혜 후보가 절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고, 김태호는 다음을 바라보며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저는 한 번도 쉬운 선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싸움하러 나가서 2등 하겠다는 경우는 없습니다. 지금껏 다음을 바라보고 도전한 적은 없었습니다. 민심이 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입니다. 아주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민심은 변화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선은 세력 대 가치의 싸움이라고 봅니다. 합동연설회와 TV토론 등을 통해 국민의 분노와 아픔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보여 줄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말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것입니다. 낡은 생각, 낡은 시스템, 낡은 리더십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공감하게 되면 의미있는 변화가 꼭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젊음·열정·도전을 키워드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 박근혜 후보와 비교할 때 본인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박 후보는 많은 장점을 가진 훌륭한 분입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리더십을 갖고 계신지에 대해선 의문입니다. 이번 경선은 '박근혜 리더십'이 평가받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저를 통해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올드(old)와 뉴(new), 클로즈(close)와 오픈(open) 국민들이 과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겠습니까. 저는 기존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젊은 발상과 배짱을 갖고 있습니다.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친화력과 따뜻한 가슴, 정치적 상상력에서 앞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신다면 가장 먼저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지요?
할일이 참 많습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선 낡은 틀을 교체해야 합니다. 새로운 틀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미래를 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로공개념·탄소세 도입으로 그린 앤 클린 코리아(Green & Clean Korea) 실현 △교사계약제 도입·자질부족 교원퇴출 △공공부문 고용시스템 개선/전문직·개방직 대폭확대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위한 사회대협약 추진 △불공정거래 직권조사제도 도입 △중소업종·골목상권 지키기 위한 CR3(상위 3개 회사의 시장점유율) 적용 △창업지원청 설립으로 청년창업기회 확대 △북핵문제해결 및 남북경제교류협력 병행추진 △공공기관 재건축을 통한 신개념 복지타운 건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및 4년 중임 정·부통령제 도입 등을 핵심공약으로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Q. 요즘 북한 관련 뉴스도 많이 나오고 있고 북한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이 걸릴 정도로 굉장히 그 문제가 심각한데, 대통령이 되시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 계획인가요?
남북간에 평화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김정은을 만날 것입니다. 체제를 인정해야 합니다. 평양이나 서울이 아닌 제3의 장소 즉 스위스라든지, 여기는 김정은이 공부한 곳 아닙니까, 중립국에서 만나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경제성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안정된 성장이 아니고서는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화의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핵문제, 종전협정, 경제공동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대원칙은 남북이 당사자로써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주변 강국의 들러리가 아닌 남북이 중심이 돼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Q.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속해 있지만 소득불균형이 심각합니다. 해소방안을 갖고 계신지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심각합니다. 임금 근로자가 1700만명으로 추정되고 비임금 근로자가 700만명, 실업자가 사실상 300만명 이렇게 되다보니 소득구조가 양극화 되어 있습니다. 고용의 10~20%를 차지하는 좋은(고임금) 직장과 고용의 80~90%를 차지하는 일반(저임금) 직장의 근로조건 격차를 줄여 나가겠습니다. 1인당 GDP를 기준으로 동일산업, 직능, 직업의 임금수준 및 근로시간의 국제비교를 통해 노동의 양과 질, 직무능력에 의한 임금수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궁극적으론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사회대협약을 추진하겠습니다. 실직한 사람을 위해 두껍고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갖추도록 하고, 고용보험을 강화할 것입니다. 임금은 낮지만 정년을 보장하는 방식과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높은 임금을 받는 계약직 방식의 '고용 투트랙 전략'도 추진하겠습니다.
Q.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정치권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개혁입니다. 빵집과 치킨집까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골목에 대기업이 들어온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기업의 힘이 비경제 분야인 입법·행정·사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과거 정치민주화가 독재타도, 언론자유에 대해 얘기했다면 경제민주화는 너무 집중화돼 있는 대기업의 힘을 분산시키고, 공평한 결과를 분배하는 구조로 가야합니다. 대선정국에 들어서면서 후보들마다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양극화나 민생불안의 책임이 대기업에만 있습니까, 세계금융시장의 불안구조속에만 있습니까. 더 큰 원인은 낡아빠진 정치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싸움만 하다가 선거 때만 경제민주화를 외치면 누가 진정성 있게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Q. 바람직한 지방자치를 위한 방안과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가장 기초단위부터 밟아 올라가는 것이 저 자신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해 직장도 버리고 마이너스통장 하나 가지고 고향으로 내려와 도의원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지역인재들이 정치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됩니다. 지방의 정치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도의원도 하고 군수를 하면서 느낀 것은 중앙정치 틀 속에 너무 매몰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게 맞습니다. 오픈프라이머리도 도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을 바라보며 소신껏 일을 할 수 있습니다.
Q. 지방행정구조 개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지방행정구조는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남의 마산·창원·진해 통합도 바람직한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충남·충북 이렇게 규모를 크게 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도시 대 도시의 경쟁구도로 점점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호랑이를 키워 제대로 경쟁을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하부단위는 더 쪼개는 게 맞습니다.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지방자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Q.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공약을 준비한 게 있나요?
지방정부의 자치입법화와 재정권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4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겠습니다. 또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신규 지방사업을 발굴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Q. 지역언론 활성화 대책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역 언론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 언론인의 의견을 보다 많이 수렴하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지역신문발전기금 확보를 비롯한 지원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힘쓸 것입니다. 또한 신문 제작시설 부족, 판매망의 한계, 광고시장의 협소, 지역사회와 언론사간의 부실한 네트워킹 같은 지역 언론사들이 처한 구조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Q. 남은 기간 대선 준비를 위한 각오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합니다. 낡은 정치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습니다. 김태호가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습니다. 새로운 시대로 가는 희망의 다리가 되겠습니다. 서른 두 살,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안중근 의사처럼 두려움 없이 그 한복판으로 뛰어 들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낡은 정치의 세대교체를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국민을 권위적으로 다스리는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국민이 분노하는 것에 함께 분노하고,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바꿀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대통령, 젊은이들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주는 대통령,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