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달라, 알려달라 울분 토해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거센 항의 받아
화재발생 하루만인 11일 낮 12시경 수 백명의 취재진과 피해자 및 자원봉사자와 공직자가 운집해 있는 경의초등학교 체육관을 긴장한 표정의 김석원 의정부 소방서장이 소방관계자들을 대동하고 피해가족의 요구에 의해 화재진압 과정을 설명하기위해 찾았다.
김 서장은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발생에 위로를 표하며 화재발생 원인과 진압과정을 설명했으나 설명 초반부터 유가족 및 피해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져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주민들은 중점적으로 화재 진압 당시 소방서의 늑장대응과 부실한 화재진압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헬기의 프로펠라 작용이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난 불을 화이어점프(Fire Jump)시켜 화재가 확산됐다고 집중 성토했다.
이에 김석원 소방서장은 화재진압은 발생 5~6분 만에 현장에 선발대가 도착해 적절한 진압을 했으며 헬기는 인명구조가 최우선인 소방법규 원칙에 따라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지령을 내려 당시 옥상에 있던 심정지 환자 등 10여명의 긴박한 구조요청에 대처한 적법한 구조 활동이었다고 답했다.
특히 김 서장이 화재확산 원인이 건물 외벽의 가연소재에 건축자재와 건축물 내부의 인화성 강한 우레탄 바닥재 및 자동차 연료에 의한 폭발이라 말하자 피해 주민들은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임시비상대책위를 구성한 주민들은 김석원 소방서장의 발표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질문으로는 11층 이상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되도록 되어있는 현행법상 10층 이하는 고층이 아니라는 것이냐는 내용부터 경보기가 작동되지 않은 사실을 상기시키며 인명구조를 위해 동원되었다는 헬기가 몇 명의 인명을 구조했는지와 헬기의 화이어점프(Fire Jump)에 대해 인정하는지를 집중 질문했다.
임시대책위 박 모 회장(남, 57세/자영업)은 흥분한 주민들을 진정시키며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단계별 상황에 대해 질문했는데 해뜨는마을의 경우 각 층의 경보기가 작동되지 않아 경찰과 주민들이 각 세대 문을 두들겨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경보기를 깨서 울릴 때까지 단 한명의 소방관도 주민에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공개 주장했다.
또한 화재발생 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곧바로 화재진압을 하지 않았고 발화지점인 주차장에서 처음으로 불이 옮겨 붙은 단독주택 화재를 진압하지 못해 대봉아파트의 화재가 커졌고 그 불이 헬기로 인해 옆 건물로 옮겨 붙는 것을 모두의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책위 측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드림타운과 해뜨는아침 아파트는 건물 상층부만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대봉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화이어점프로 옆 건물에 불구덩이가 넘어 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소방서 측과 주민대책위의 화재진압 과정에 대한 의견이 상반돼 대립하는 가운데 김 서장은 12일 국과수와 경찰, 소방서 측이 합동감식을 과학적으로 실시 해 정확한 화재원인과 비대위 주장에 대한 정밀조사를 할 예정으로 현재 의정부소방서 입장은 공식적으로 인명구조를 원칙으로 진화에 힘 썼을 뿐이라고 답하며 비대위의 이견과 질문은 현재 조사 중이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한 모 씨(여, 26세)의 유가족이 질문에 나서 한 씨가 어디서 사망하고 어떻게 시신이 수습되었는지에 대해 질문했고 김 서장은 구조 후 병원이송도중 사망했다고 답했으나 목격자 중 한명이 자신이 구조될 당시에 산소마스크도 없이 축 늘어진 한 씨가 3명의 소방관에 의해 밖으로 이동되는 것을 보고 이미 사망했다고 생각했다 말해 장내가 격앙되기도 했다.
흥분한 피해가족들이 김 서장이 정확한 상황도 모르고 답변한다며 아우성을 쳐 김 서장이 진땀을 흘리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또 다른 사망자인 안 씨의 유가족 A씨는 발언권을 얻어 흥분한 피해가족을 진정시키며 현행 소방법과 건축법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관련법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씨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건축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을 허용하면서 관련법규를 제대로 감리, 감독 할 수 있도록 개정 신설하지 않은 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법상 11층 이상만 스프링클러가 설치하게 되어있는 소방법에 10층~1층까지의 스프링클러 대처 방안이 없어 바닥재, 건물외장의 불연성이 법규화 되어있지 않은 것이 이번 참사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족과 피해가족의 집중비난과 성토 속에 김 소방서장은 정확한 수사결과와 국과수 감식이 나오지 않아 질문에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조속한 화재원인과 시간대별, 분별 화재진압 상황에 대해 유가족과 피해주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비대위 측은 CCTV 공개와 건축 시 위법사항, 각 건물의 화재보험여부 확인을 요구했고 소방서 측은 대봉그린아파트는 하나보험에 35억, 드림은 삼성화재에 11억이 가입되어있다고 밝히며 해뜨는마을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석원 소방서장은 추후 재방문해 자세한 답변을 할 것을 약속하고 개별적인 질문을 하는 피해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김 서장이 떠난 현장에서는 단독주택의 30대 주부 A씨가 갓난아기를 안고 “서장님 집이 이렇게 탔어도 저렇게 답변했겠는가?”며 울부짖었다.